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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님의 맛집리뷰

채광이 좋은 광화문 카페 포비브라이트 FOURBRight

얼마 전 친정식구들과 다녀온 광화문 카페는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정말 좋은 곳이었다.

2층 높이의 벽면 전체가 창으로 이루어진 이 아름다운 카페는 초여름의 더위도 잊은 채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누구든 한 번 와 보면 이 공간을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이곳은 (구)아시아나 본관 건물이었던 콘코디언 빌딩의 1층에 위치한 카페 포비브라이트.

합정에 본점이 있는 포비베이직의 지점이다. 

 

포비는 광화문에 지점이 하나 더 있고, 을지로와 용산, 심지어 DMZ에도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포비 DMZ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

우드와 스테인리스가 메인 인테리어 콘셉트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합정점보다 포비브라이트 광화문이 좀 더 매장 느낌은 마음에 들었다. 

 

다소 폐쇄적인 느낌이 드는 포비베이직과 달리 포비브라이트는 개방된 공간이었기 때문이고,

요즘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때에는 아무래도 좀 더 넓게 개방된 공간이 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위치한 광화문 카페답게 오픈 시간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평일에는 오전 7시 30분에 오픈해서 저녁 8시 30분까지 영업하고 (라스트 오더는 8시),

주말에는 10시에 오픈해서 8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리모델링을 한 건물이라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고,

카페를 이용하면 1시간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중에 주말에 꾹서방이랑 같이 방문해 볼 생각이다.

바로 옆 흥국생명 건물 지하에는 시네큐브가 있다.

거의 영화를 보러 가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사태가 좀 진정이 된다면 시네큐브도 다시 열심히 다녀야지.

영화 보러 갔다가 영화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앉아 있을 카페가 필요했는데 바로 옆 건물인 콘코디언 빌딩 1층에 이런 단비 같은 카페가 생겨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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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카페 메뉴판이다.

심플하기 짝이 없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사실 포비의 아이덴티티는 '베이글 맛집'이라 다들 빵을 꼭 시키는데,

공교롭게도 항상 나는 식사 후에 포비에 방문하게 되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어서 항상 먹어보질 못했다. 

베이글도 맛있겠지만 일단 커피가 아주 맛있는 카페 중 하나인 건 틀림없다.

이날은 사실 원두를 사러 간 것이기 때문에 원두를 하나 골라 집었다.

산미가 있는 원두를 좋아해서 미리 시향도 해보고, 커핑 노트 설명도 읽어보고 했는데 엘살바도르 싱글 오리진과 포비 블렌딩인 스위트 스컹크 중에서 도무지 고를 수가 없어서 결국 바리스타에게 추천해 달라고 했다.

집에서 주로 아이스로 내려 먹을 거고, 산미가 있는 상큼한 맛을 좋아한다 했더니 스위트 스컹크를 추천해주었다.

200g에 16,000원이라 가격대는 적당한 것 같고, 원하면 그라인딩 서비스도 해 주지만 나는 집에 그라인더가 있어서 먹을 때마다 소량씩 갈아먹는 걸 더 선호하기 때문에 따로 그라인딩 요청은 하지 않았다.

 

원두를 구매하면 드립 커피 한 잔이 무료라 마시고 가기로 했다.

시음 음료도 산미가 있는 원두로 부탁했다. 

커피가 완성될 때까지 잠시 카페 구경을 했는데, 규모가 큰 건 아니라 한 바퀴 빙그르 구경하는 데 2분 정도 소요되었다.

베이글 맛집에 걸맞게 종류별로 다양한 베이글이 준비되어 있다.

포비베이직 (합정점)에서는 베이커리가 같이 딸려 있는 곳이라 베이글을 직접 굽는 것도 구경할 수 있다.

포비브라이트는 매장에서 직접 굽지는 않는 듯하다. (구울 공간이 없다)

내가 주문한 커피가 내려지고 있는 중

아무래도 집에서 내가 내릴 때는 주먹구구식으로 배워서 내리는 커피이다 보니

맛이 그날그날 나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달라져 버린다.

 

매장에서 내려주는 것처럼 맛있게 내리는 게 배우고 싶어서,

혹시나 핸드드립 클래스를 하는 가 싶어 포비(FOURB)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찾아 들어가 보았더니

마침 얼마 전에 다시 재개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햇살 맛집답게 해가 참 예쁘게 들어온다.

별다른 조작 없이 카메라만 들이댔을 뿐인데도 꽤 예쁘게 찍힌다.

역시 사진은 빛이 중요한 듯. 또 한 번 당연하지만 쉽게 잊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하루였다.

포비브라이트의 명당 좌석은 단언컨데 이 곳이다

광화문 카페의 가장 명당자리는 누가 뭐래도 저 창가 자리이다.

점심시간이 한 차례 지나 손님이 많이 빠져 한가해진 상태였는데, 남아있는 손님들 모두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콘코디언 빌딩이 워낙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건물이다 보니 창문 밖으로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보여 눈과 마음이 즐겁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광경을 보기가 사실 쉬운 편은 아닌데, 참 예쁘게도 꾸며놓았다.

 

카페가 자리를 잘 잡은 것도 있는 것 같고.....ㅎ 오며 가며 이렇게 슬쩍 들를 수 있는 카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꽤나 든든하다.

 

기다리던 핸드드립 아이스커피가 나왔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계절이라 시원한 커피만 찾게 되는 요즘.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널찍한 창으로 해가 내리쬐는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있나, 여기가 천국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엄청 탐이 났던 포비의 커피 동이(?)다.

핸드드립 커피 시켰을 때 이렇게 양이 푸짐하게 나올 줄은 예상을 못했는데, 가격 대비 맛과 양 모두 훌륭해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지난번 포비베이직 합정점에 방문했을 때는 아포가토랑 플랫화이트를 시켰었기 때문에 광화문 카페의 원두 맛을 100% 온전히 느끼기는 어려웠는데 이날 비로소 카페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유리 텀블러는 판매하는 거라면 하나 사고 싶은데, 굿즈 매대에 따로 없는 걸 보니 파는 건 아닌 것 같다.

근데 너무 탐이 난다.... 갖고 싶다. 팔아 줬으면 좋겠다. ㅎㅎ

 

포비(FOURB)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fourb.hours 다. 

들어가 보니 컵핑 클래스와 브루잉 클래스를 재개한다는 게시글이 눈에 띄어서 얼른 홈페이지에 들어가 수강신청을 했다.

코로나 19 때문에 수강생을 많이 받지는 못하고 2-3명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금방 수강 마감이 되는 것 같았다.

 

브루잉 클래스가 2만 원이라 가격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착했다.

우리 집 근처에도 원두가 꽤 괜찮은 로스터리가 있어서, 핸드드립 클래스를 들어 볼까 했는데 4회에 20만 원이라고 해서 너무 비싸 포기했었는데.... 포비 클래스는 1회뿐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열심히 들어봐야겠다.

 

나의 핸드드립 실력도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

아마 수강하고 나서 바로 전자저울을 사야 된다고 꾹서방에게 설레발쳐 댈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역시 내 예상대로 내가 수강신청하니 바로 마감이 되었다.

6월 30일에 수업 들어 보고 괜찮으면 그것도 간략히 리뷰를 써 볼까 한다.

맛있는 커피는 언제나 행복감을 주는 듯!